깊고 깊은 숲 속에 멋진 뿔을 가진 사슴이 한 마리 살고 있었어요.
어느날 사슴이 물을 마시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우와, 멋지다. 저렇게 멋진 뿔을 가진 사슴이 누구지?
히히, 바로 나지! 이 숲속에서 나보다 더 멋진 뿔을 가진 사슴은
아마 없을 거야!"

자신의 뿔을 이리저리 돌려보던 사슴은 기분이 좋았어요.
그러다가 가늘고 긴 다리를 보게 되었어요.

"내 뿔은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데 다리는 영 그게 아니란 말이야.
가늘고 길기만 한 다리, 이 다리가 문제야, 문제!"

그때 어디선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헉, 사자다! 도망쳐야겠어!"
"어흥, 어딜 도망가려고? 넌 내 밥이다!"

사슴은 있는 힘을 다해 뛰기 시작했어요.
가늘고 긴 다리가 바람처럼 빨리 움직여 주었어요.

"히, 내 다리를 우습게 보는 게 아니었어."
"아이고 힘들어. 저놈의 사슴은 왜 저렇게 빠른 거야? 도대체 잡을
수가 없잖아."

사자는 지쳐서 주저앉고 말았어요.
사슴이 더 멀리 도망가려고 걸음을 옮기려는데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큰 뿔이 나뭇가지에 그만 걸려버리고 말았어요.

"어어, 왜 이렇게 안 빠지지?"
"흐흐흐, 뿔이 나뭇가지에 걸렸으렸다."

이것을 본 사자가 쏜살같이 달려왔어요.
사슴은 생각했어요.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뿔 때문에 죽게 되다니...'

사슴은 울면서 후회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