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 바이러스’에 관해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가을부터 시작해 요즘 한창 극성을 부리는 바이러스성 장염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주로 6~24개월 지난 아이들에게서 잘 나타나는데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서 장염 증세가 나타났다면 그 중 70~80%가 로타 바이러스이라고 하니 알아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심한 구토와 흰색 설사, 혹시‘로타 바이러스’?

로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감기와 유사합니다.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아이에게 콧물, 기침 등의 증세가 나타나다가 곧이어 심한 구토 증세가 뒤따릅니다. 심지어 물을 먹이면 물까지 게워내 아이가 축 늘어질 정도이지요. 그 다음 본격적으로 설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변이 하얗고 묽은 것이 특징입니다. 변의 누런 색깔을 내는 담즙관이 장염 때문에 일시적으로 막혀 흰색 설사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로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해도 현재로선 마땅한 치료약이 없습니다. 때문에 아이에게 탈수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면역력을 길러 아이 스스로가 바이러스를 이겨내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탈수만 막아도 바이러스성 장염 이겨낼 수 있다!

아이에게서 장염 증세가 나타났다 싶으면 가장 먼저 다른 아이들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자칫 유치원 혹은 놀이방 전체에까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구토와 설사를 계속하다보면 탈수되기 쉬우므로 구토 증상이 완화된다 싶으면 끓인 물을 조금씩 자주 먹입니다. 아이가 물을 먹는 족족 다시 토해낸다면 전해질 용액을 조금씩 입으로 흘려 넣어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조금씩 회복되는 기운이 느껴질 때는 모유나 쌀미음을 보통 때보다 묽게 끓여서 먹입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사제의 사용 여부입니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몸의 면역력은 바이러스와 싸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설사를 통해 몸속 독소를 배출해내게 됩니다. 때문에 아이가 설사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지사제를 먹이면 몸속에 있는 독소가 제대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가급적 지사제의 사용은 피하고 따뜻한 물을 충분히 먹여 탈수를 막아줍니다. 단, 설사가 장시간 지속될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하여 지사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 기운의 회복을 돕는 한방 마사지와 먹거리

회복 단계에 들어서면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허약해진 아이의 장 기운을 다시 건강하게 되돌려주기 위해 배 마사지와 먹거리에 신경써줍니다. 하루 세 번, 아이를 따뜻한 바닥에 눕히고 엄마의 손바닥을 맞비벼 따뜻하게 덥힌 뒤, 아이 배를 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문질러 줍니다. 조상 대대로 전해지는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진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는 이 마사지 법은 장 면역력을 키우고 기운을 되찾게 하는데 아주 좋습니다. 또 배꼽 옆의 복직근을 따라 엄지손가락으로 위에서 아래로 쓸어 내려오기를 5분 정도 반복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장 건강에 좋은 한방 먹거리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 우리 아이 허약한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한방 먹거리

① 마죽 - 쌀가루를 넣고 흰 죽을 쑤다가 죽이 끓으면 마 가루를 넣고 5분간 더 끓입니다. 마는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이 있습니다. 장이 약해 배앓이가 잦은 아이, 만성 설사에 시달리는 아이에게 좋습니다.

② 매실즙 - 익기 직전의 매실을 상처가 없는 것만 골라 헝겊 주머니에 넣어 즙을 냅니다. 이것을 약한 불에서 주걱으로 잘 저어가며 흑갈색으로 끈적끈적해질 때까지 졸입니다. 이렇게 만든 매실 진액을 꿀과 함께 물에 풀어 음료수 대용으로 꾸준히 먹이면 배앓이에 효능이 있습니다.

③ 계피차 - 계피 10g에 물 1ℓ를 넣고 끓이다가 물이 끓기 시작하면, 낮은 불에서 20분 정도 더 달인 뒤 건더기를 빼고 꿀이나 설탕으로 맛을 조절해 먹입니다.

④ 작약감초차 - 작약과 감초를 2 : 1의 비율로 섞어 달여 차로 마시게 합니다.

⑤ 맥아차 - 보리에 싹이 약간 난 것을 노릇노릇하게 볶은 뒤 물을 넣고 끓여 꾸준히 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