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즈음, 내 아이는 때아닌 감기에 걸려 코를 훌쩍입니다. 날이 덥다고 냉방기를 자주 틀어서 인지, 찬 음료수를 먹여서 인지, 대낮에 물놀이를 오랫동안 한 탓인지 요즘은 날씨가 더운 여름에도 아이들이 감기로 고생합니다.

과도한 냉방, 찬 음식 섭취가 여름 감기 불러

옛말에 ‘오뉴얼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이 있지요. 입에 담기는 어감이 과격한 듯도 하지만 여름 감기가 흔치 않다는 것을 말하기에 적당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옛날처럼 간간히 부는 산들바람에 더위를 식히지 않고, 덥다 싶으면 바로 찬 바람을 만들어 주는 에어컨으로 더위를 식히니까요. 거기에 냉장고에 차곡차곡 쌓아 둔 아이스크림으로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면 더위는 어디 갔냐는 듯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여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여름 건강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더위만 피하면 여름을 잘 보낼 수 있을 꺼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이 건강을 헤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여름에는 우리 몸의 양기가 몸 속에서 밖으로 몰리게 되어 피부는 뜨거워지고, 속은 상대적으로 차가워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여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냉방기를 사용하면 몸 속 기혈 순환을 방해해 몸 속에 노폐물을 만들고, 거기에 아이스크림으로 차가운 속을 더욱 차갑게 만들면 여름 감기를 비롯해 배탈, 설사, 복통 등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겨울 감기보다 독한 여름 감기 증상

여름 감기에 걸리면 그것만큼 힘든 일도 없습니다. 콧물에 재채기, 여름 더위까지 합쳐져 식욕은 떨어지고, 몸은 평상 시보다 쉽게 피곤해지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장 기능까지 저하되어 변은 묽어지고, 설사를 하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름 감기는 아이가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질환이지요.

여기에 바이러스 질환은 아니지만, 여름 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냉방병까지 설명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냉방병도 과도한 냉방기 사용이나 찬 음식 섭취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으로, 머리가 아프면서 오한이 들고, 피부가 화끈거리나 땀은 나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심하면 구토, 설사까지 나타나고,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기침을 하는데 자칫 잘못 관리하면 여름감기는 물론 폐렴 증세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적당히 덥게 지내는 것이 여름 감기 예방법

더위를 피하다가 여름 감기에 걸렸다면, ‘적당히 덥게 지내는 것’이 여름 감기를 예방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더위를 피하려고만 하면 냉방병에 걸릴 수 있고, 냉방병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때아닌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너무 덥게 지내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흔히 ‘더위 먹었다’고 표현되는 더윗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여름은 어떤 계절보다도 건강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더위가 과해도 더윗병이, 더위를 피해도 여름 감기나 냉방병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Tip1. 여름은 건강하게 보내는 생활방법

1 실내외 온도 차이를 5℃ 내로 하여 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 온도가 바깥보다 낮으면 땀 배출이 잘 되지 않아 몸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입니다.

2 에어컨을 켜두었을 때는 긴 소매 옷을 입히고, 따뜻한 물을 먹입니다. 아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3 손발을 깨끗이 씻기고 위생 관리에 신경 씁니다. 여름철 질환은 세균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외출 후에는 양치질을 하고, 손발을 깨끗이 씻겨 줍니다.  

4 에어컨 사용 시 시간마다 환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에어컨을 한 시간 가량 켜두면 실내 습도가 낮아지는데, 이는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하여 저항력을 약하게 만듭니다.

Tip2. 여름 감기 예방에 좋은 한방차

갈근차 물 1ℓ에 갈근 10g을 넣고 10분 정도 끓인 후 먹습니다.  

오미자차 물 1ℓ에 오미자 10g을 넣어 10∼20분 우려내 따뜻하게 마십니다.

박하탕 잘게 썬 박하 잎을 뜨거운 물로 살짝 축인 후, 다시 뜨거운 물을 붓고 5분 후에 웃물을 따라 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