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 바람 속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나무와 풀들은 마른가지와 흙, 바위 틈새로 싹을 틔우고, 꽃들은 여기저기서 활짝 미소 지으며 기지개를 폅니다. 이처럼 봄은 우주 자연의 생기가 가득 피어오르는 계절입니다. 봄은 바깥세상에만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속에도 똑같이 찾아옵니다. 우리 몸 깊은 곳에 숨어있던 양기가 밖으로 나와 한껏 발산됩니다. 그러다보니 신체가 긴장하고, 대사가 빨라져 피로를 쉽게 느끼고 입맛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입맛이 떨어질 때는 식욕을 돋우는 음식을 섭취하여 몸속 물질 대사를 원활히 하고, 자칫 피로해지기 쉬운 몸에 기운을 한껏 불어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쌉싸름한 봄나물로 입맛 자극해
‘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 가자. 너도 나도 바구니 옆에 끼고서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오자.종다리도 높이 떠 노래 부르네~’
어릴 적 흥겹게 부르던 노래라서 그런지 달래, 냉이, 씀바귀라는 이름이 참 정겹습니다. 봄에 식욕을 돋우고 양기를 불어넣어 주는 음식으로는 봄나물이 으뜸입니다. 봄나물은 뻗어 오르고 자라는 봄의 기운을 풍부하게 머금고 있어 우리 몸에도 강한 생명력과 활력을 충분히 전해주기 때문이지요.
위 동요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달래, 냉이, 씀바귀를 비롯하여 쑥, 돌나물, 두릅 등의 봄나물은 특유의 향기로 식욕을 돋울 뿐 아니라 비타민 A, B, C가 골고루 함유되어 있습니다. 특히 봄나물에 많은 비타민 A는 β-카로틴이라는 상태로 존재하며 항산화작용을 도와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밖에도 혈액과 간장의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하고 각종 대사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데 좋습니다.
봄철 건강 지키는 3대 조건 -‘청결, 영양섭취, 휴식’
봄이 되면 주의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봄은 다른 계절에 비해 건조한 편인데다가 황사도 주기적으로 찾아옵니다. 중금속 물질이 가득한 황사 먼지는 호흡기와 피부를 자극해 각종 피부 질환이나 비염, 축농증과 같은 호흡기 염증, 결막염을 일으킵니다. 뿐만 아니라 알러지를 유발하는 미생물의 활동 역시 활발해지는 시기가 봄입니다. 알러지성 질환이 발생하거나 더욱 악화되기도 합니다. 외출 후에 돌아와서는 옷에 붙은 먼지를 잘 털어내고, 손발과 얼굴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면역력이 약한 편이라면 계절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 감기에도 잘 걸릴 뿐만 아니라, 여간해서 잘 낫지 않고 오래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영양 섭취를 골고루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의 기운에 순응하는 생활에서 얻는 여유로움
「동의보감」에 보면 ‘봄에는 천지간에 생기가 일어나 만물이 소생하고 번영한다. 이때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서 뜰을 거닐며, 머리를 풀고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켜 주며 마음을 유쾌하게 해야 한다.’라고 합니다. 봄은 양기가 솟아오르는 계절이므로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여 일찍 일어나서 몸 안의 양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양기의 발산을 돕기 위해서는 몸을 꽉 조이는 옷은 피하고 머리도 자연스럽게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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